광덕산 산행

2024.09. 18

남편과 둘이

명절 전 폐렴으로 8일 입원

온몸이 만신창이 된 것 같은 기분

컨디션은 꽝

명절은 코앞이라 걱정이 산더미

우리 애들 먹거리부터 시작해서 ㅎㅎ

다행이 잘 보내고 모두 올라가고

커디션 다시 찾아오기  ㅎㅎ

그냥 모자도 안 쓰고 

물 만 가지고 출발

가다 보니까 땀으로 샤워한다

수건 한 장이 없어  눈으로 땀이 줄줄 흐른다

돌아설까도 몇 번 생각했지만

그지같이 변한 체력이 오기가 발동했다 

갑자기나타난 선물 

어느 산객님의 예쁜 마음이 시선을 잡는다

 죽는 나무가 바구니 되어 가을을 가득 담았다

예쁘다 정말 예쁘다

피로는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예쁘게 담긴  도토리에 온통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행복하다

바로옆에는 버섯과 도토리

가을이다 가을

 

힘내서 올라오길 잘했다 

눈이 안 좋은데  선글라스도 모자도 안 썼다  낭패다 ㅎㅎ

그럼에도 행복하다 정상에 오르니

온통 코스모스가 미세하게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바람에 몸을 맡긴 모습 아름답다

나도 그러고 싶다 부는 데로 그냥 흐르는 데로 

그렇게 맡기며 살고 싶다

 

정상석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우리는

올라왔던 코스 1코스로 다시 냐려간다 

한동안 병원신세로 바닥난 체력에

문제 생길까 염려돼서 ㅎ

남편은 같이 오길 잘했다 한다 ㅋ

비리비리 된 걸 그대로 봐서 ㅎㅎ

참으로 시간도 많이 먹었네요 

그럼에도 개운하고 행복한 산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