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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2022

흑성산의 10월...

by 정나혜 (미라클) 2022. 10. 31.

 

2022.10.30

 

10월 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 어느 날

 

 

 

 

시월/임보

모든

돌아가는 것들의

눈물을 감추기 위해

 

산은

너무 고운

빛깔로

덫을 내리고

 

모든

남아있는 것들의 

발성을 위해

 

나는

깊은 푸른

허공에

화살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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